노동사건 사례모음

[2026년 여름호] 노동사건 사례모음 제74호 2026년 여름호

육아휴직 신청과 기간제 근로계약의 갱신 거절

신대준 노무사 / 강남노무법인

Ⅰ. 핵심 쟁점

기간제 근로자(본 사건의 경우, 외국인 전문인력에 해당)가 계약기간 만료를 앞두고 육아휴직을 신청한 경우, 사용자가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면 이는 단순한 계약기간 만료인지, 아니면 육아휴직 신청을 이유로 한 부당해고인지가 문제될 수 있다. 특히 근로자가 일정 기간 계속 근무해 왔고 기존 계약이 갱신된 전력이 있는 경우에는 근로계약이 다시 갱신될 것이라는 정당한 기대권, 즉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지가 핵심 쟁점이 된다.


Ⅱ. 당사자 주장

1. 근로자측 주장

근로자 측은 대한민국 노동관계 법령의 적용 여부가 근로자의 국적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근로기준법 제6조는 국적, 신분 등을 이유로 한 차별적 처우를 금지하고 있으며, 외국인도 대한민국 내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이상 근로기준법 및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등 노동관계 법령의 적용 대상이 된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외국인 기간제 근로자라는 이유만으로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기대권을 부정하거나, 육아휴직 등 법률상 권리의 적용을 제한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보았다.

또한 근로자 측은 이 사건 사용자가 근로자의 육아휴직 신청을 이유로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였고, 그 결과 2026. 4. 4.자로 근로관계를 종료한 것은 실질적으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다. 근로자는 2023. 4. 4. 입사 이후 외국인 원어민 강사로 약 3년간 계속 근무하였고, 기존 근로계약도 한 차례 갱신된 바 있었으므로 근로계약이 다시 갱신될 것이라는 정당한 기대, 즉 갱신기대권이 형성되어 있었다고 보았다.

특히 근로자는 2026년 1월 초 어린 자녀의 돌봄을 위해 사용자에게 육아휴직 사용 가능 여부를 문의하였고, 사용자로부터 구두로 육아휴직을 승인받았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따라 근로자는 항공권과 숙소를 예약하는 등 근로계약 갱신 및 육아휴직 사용을 전제로 준비하였으나, 사용자는 이후 인력 운영상 어려움, 인제군 담당자의 의견, 예산 문제 등을 이유로 육아휴직 신청과 근로계약 갱신을 모두 거절하였다는 것이었다.

근로자 측은 사용자가 내세운 운영상 사유가 표면적인 이유에 불과하며, 실제로는 근로자의 육아휴직 신청을 문제 삼아 재계약을 거부한 것이라고 보았다. 근로자는 계약기간이 만료 이전에 사직하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표명하지도 않았으며, 육아휴직 신청을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는 것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상 금지되어 있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 거절은 육아휴직 신청을 이유로 한 위법한 불이익 처분이라는 취지였다. 또한 근로계약서에는 계약만료 3개월 전 재계약 여부를 서면으로 알리도록 되어 있었음에도 사용자가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하였다.


2. 사용자측 주장

반면 사용자 측은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가 육아휴직 신청을 이유로 한 해고가 아니라, 기간제 근로계약의 기간 만료에 따른 당연 종료라고 주장하였다. 사용자에 따르면 근로자는 이미 2025년 10월경 재계약 의사가 없다는 뜻을 구두로 표시하였고, 2025년 12월경에도 계약 갱신 의사가 없음을 재차 확인하였다. 이에 따라 사용자는 J군과 협의하여 신규 원어민 강사 채용 절차를 진행하였다고 설명하였다.

사용자 측은 근로자가 2026년 1월 12일 카카오톡으로 “6개월 동안 휴직 상태로 두고 그 후 계약을 종료해 달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점도 강조하였다. 이는 근로자가 계속 근무할 의사가 없었음을 보여주는 사정이라는 것이다. 사용자 측은 근로자가 육아휴직수당 수급을 목적으로 형식상 근로계약을 유지하려 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이는 부정수급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사용자 측은 이 사건 사업장에서 원어민 강사 중 2회 이상 계약을 갱신한 사례가 없다고 주장하였다. 이 사건 근로자에게도 계약 갱신을 약속하거나 자동 갱신될 것이라는 신뢰를 부여한 적이 없으며, 취업규칙에 계약 갱신을 보장하는 규정은 없다는 입장이었다.

아울러 사용자 측은 설령 초기에 구두로 육아휴직 승인을 언급한 사실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법리를 정확히 알지 못한 상태에서 한 답변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였다. 이후 위탁업체인 인제군 담당자, 담당 노무사와 상담 및 확인을 거친 결과, 육아휴직은 기존 근로계약 기간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계약기간을 넘어서는 방식으로는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을 근로자에게 안내하였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은 육아휴직을 이유로 한 불이익 처분이 아니라,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 기간제 근로계약의 정상적인 기간만료 종료로 보아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Ⅲ. 노동위원회의 판단

노동위원회는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을 근로자에게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로 보았다. 기간제 근로계약은 원칙적으로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별도의 갱신 거절 의사표시가 없더라도 근로관계가 종료된다. 다만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될 경우 계약이 갱신된다는 규정이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계약 체결 경위, 갱신 관행, 업무의 계속성, 당사자 사이의 신뢰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근로자에게 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가 형성되어 있다면 갱신기대권이 인정될 수 있다. 그러나 노동위원회는 이 사건에서 근로자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그 주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근로계약서 및 취업규칙상 갱신 관련 규정의 부재

근로계약서에는 “고용자와 피고용자 간에 재계약에 따른 별도의 합의가 없으면 본 계약은 기간만료일에 자동 종료된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었다. 이 조항은 재계약이 당연히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별도의 합의가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점을 전제로 한 것이다. 따라서 근로계약서 자체만 놓고 보면, 일정한 요건이 충족될 경우 계약이 자동으로 갱신된다거나, 사용자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계약을 해야 한다는 취지의 규정은 확인되지 않았다.

비록 해당 근로계약서에는 계약만료 3개월 전에 계약 갱신 여부를 당사자들이 상호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있었으나, 노동위원회는 이를 갱신기대권을 발생시키는 조항으로 보지 않았다. 이는 단순히 계약 갱신 여부에 관한 사전 통지의무를 정한 절차적 규정일 뿐,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자동으로 갱신된다거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속 근무할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는 증거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이 사건 근로계약이 그러한 전제하에 체결되었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고 보았다.

취업규칙 역시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된 경우 근로자를 퇴직시킬 수 있다고만 규정하고 있었을 뿐,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조항은 존재하지 않았다. 또한 계약 갱신 여부를 심사하기 위한 기준이나 절차도 별도로 규정되어 있지 않았다.

2. 사업장 내 갱신 관행의 부재

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로계약 갱신 관행이 형성되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사업장에서는 2012년 이후 원어민 강사 중 2회 이상 근로계약을 갱신하거나 3년을 초과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례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사건 근로자의 경우에도 최초 1년 계약 후 한 차례 2년 계약으로 갱신된 사실은 있었다. 그러나 노동위원회는 단 한 차례의 갱신만으로 향후 근로계약이 계속 갱신될 것이라는 확정적 신뢰가 형성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아울러 근로자는 다른 동료 근로자 T의 사례를 언급하며 갱신 관행이 존재한다고 주장하였으나, 노동위원회는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보았다. 해당 동료 근로자 T가 3년을 초과하였고 2026년 ○월까지 매우 짧은 기간 동안 추가로 근무한 사정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T의 근로계약이 실제로 그 기간까지 갱신되었다는 점을 명확히 입증할 만한 자료가 충분히 제출되지 않았다. 따라서 T의 사례만으로 이 사건 사업장에 일반적인 계약 갱신 관행이 존재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3. 근로계약 종료 관련 근로자의 구두 의사 - 부가적 요소

근로자 측은 육아휴직을 사용하기 위하여 형식적으로 근로계약을 새로 체결해 달라고 사용자에게 요구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근로자 측은 비갱신 의사를 명확히 표명한 것은 아니며 기존 근로계약 종료 후에도 근로관계가 계속될 것을 믿고서, 근로자가 법적으로 인정되는 육아휴직을 사용한 뒤 복귀하여 계속 근무할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노동위원회는 근로자의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노동위원회는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근로계약 종료 직후 6개월 동안 휴직 상태로 두고, 그 후 계약을 종료해 달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점을 중시하였다. 또한 J군 담당자도 사용자가 2025년 12월경 근로자의 비갱신 구두 의사를 보고하였다고 확인한 점, 동료 근로자들이 비록 사석이지만 근로자가 계약 종료 후 해외로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제출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였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노동위원회는 당사자 사이에 근로계약이 계속 갱신될 것이라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오히려 근로자 스스로도 계약 종료 이후 계속 근무할 의사가 명확하지 않았거나, 적어도 사용자에게 그렇게 인식될 만한 사정이 있었다고 본 것이다.

<소결>

결국 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따라서 사용자의 근로계약 종료는 부당한 갱신 거절이나 육아휴직 신청을 이유로 한 해고가 아니라, 기간제 근로계약의 기간만료에 따른 정당한 종료라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노동위원회는 근로자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기각하였으며, 육아휴직 신청을 이유로 한 근로계약 갱신 거절의 위법한 불이익 처분 여부는 별도로 판단되지 않았다.



Ⅳ. 이 사건의 시사점

이 사건은 기간제 근로자의 육아휴직 신청과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이 함께 문제 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남녀고용평등법은 근로자가 육아휴직을 신청하거나 사용하였다는 이유로 해고나 불리한 처우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남여고용평등법 제19조 제3항). 육아휴직은 법적으로 보호되는 중요한 권리이지만, 기간제 근로계약의 경우 육아휴직 신청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당연히 계약 갱신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판단의 핵심은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것이라는 정당한 기대가 형성되어 있었는지, 그리고 사용자의 갱신 거절이 육아휴직 신청을 이유로 한 불이익 처분인지 여부에 있다.

기간제 근로계약을 운영하는 사용자는 계약기간, 갱신 가능 여부, 갱신 절차, 갱신 기준, 갱신 또는 갱신거절의 통지방식을 명확히 정해 둘 필요가 있다. 특히 계약만료 시점에 육아휴직, 임신, 출산, 병가 등 법적으로 보호되는 사유가 문제 되는 경우에는 단순한 계약기간 만료에 따른 근로관계 종료인지, 해당 사유를 이유로 한 불이익 처분인지가 다툼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는 계약 갱신 여부를 판단한 근거와 그 절차를 객관적인 자료로 남겨 두어야 하며, 일관된 기준과 절차에 따라 갱신 여부를 결정하였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

근로자 입장에서도 계약 갱신에 대한 기대가 있다면 갱신 의사, 계속 근로 의사, 갱신 요청 내용, 기존 갱신 관행, 사용자와의 대화 및 협의 내용 등을 명확히 기록해 둘 필요가 있다. 특히 일정 기간 휴직 후 계약을 종료하겠다는 취지의 표현이나, 계약 종료 후 다른 계획을 언급한 사정은 추후 갱신기대권 인정 여부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근로자가 계약 갱신을 원한다면 이를 명확히 표시하고, 사용자와의 대화 및 협의 내용을 객관적인 자료로 남겨 두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육아휴직 신청은 법적으로 보호되어야 할 권리이지만, 기간제 근로계약의 갱신 여부는 별도로 갱신기대권의 존재 여부에 따라 판단된다. 이 사건은 육아휴직 신청과 계약기간 만료가 맞물린 경우에도, 근로계약서 등의 내용, 취업규칙, 갱신 관행, 당사자의 의사표시, 실제 운영 실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부당해고 여부에 따른 육아휴직 권리 침해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결국 이 사건은 육아휴직 신청과 기간제 근로계약 종료가 결합된 경우에도, 단순히 육아휴직 신청에 대한 사용자의 구두 승인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부당해고로부터 구제받고 육아휴직 권리가 보장받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 점에서 이 사건은 기간제 근로자의 육아휴직과 계약 갱신 문제를 다룰 때 실무상 중요한 기준을 제시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