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Subject |
|
Labor Cases (Volume 71) - Fall 2025 |
|
|
|
|
|
| 근로자성 인정과 판단기준의 변화 및 전환 |
|
|
|
신대준 노무사 / 강남노무법인
Ⅰ. 근로자성 판단 기준의 정립
근로기준법 제2조에는, 근로자란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으로 정의되어 있다. 이러한 법률상의 정의가 근로자성의 표면적 현상을 기술하고 있을 뿐이어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고, 판례가 제시한 ‘사용종속성’라는 실질적 징표가 사실상 기준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하겠다. 즉,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으로 정의하였다.
근로자성 관련 판단기준을 정리한 첫 판례(대법 1994.12. 9, 94다22859)는 근로자인지 여부는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함을 명시하고 사용종속성을 판단하는 7가지 지표를 제시하였다. 그런데 이후 둘째 판례(대법 2006.12.7. 2004다29736)는 그 지표 중 ‘구체적, 직접적 지휘감독’을 ‘상당한 지휘감독’으로 완화하는 등 변화를 가져왔다.
이러한 법리를 바탕으로 수많은 판례들이 점점 더 다양한 업종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해 왔는데(집배원, 채권추심인, 백화점 위탁판매원, 텔레마케터, 방문 수리기사, 프리랜서 아나운서 등이 대표적이며, 심지어 등기 임원도 근로자성을 인정받기도 함) 지금도 노동위원회와 각급 법원에서 근로자성을 다투는 수많은 사건들이 다루어지고 있다.
근로자성 판단기준의 요소별 분석 대법 2006.12. 7. 2004다29736; 중앙노동위원회, 주제별 판례분석집, 2016.10.에 따름
판단기준
판단 요소
종속 노동성
(인적 종속성)
업무내용을 사용자가 정하는지 여부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 여부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감독을 하는지 여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받는지 여부
경제적 종속성
(독립사용자성)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고 있는지 여부
노무제공자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지 여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창출과 손실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여부
보수의 근로대가성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여부
계약관계의 계속성과 전속성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근로 제공의) 전속성 유무와 그 정도
부차적 요소
[이중적 요소]
a.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는지 여부
b. 소득세 원천징수 여부
c. 사회보장제도(4대 보험)에서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여부
판례는 상기 표 안의 부차적 요소에 해당하는 a, b, c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이러한 점들(a, b, c 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된다고 제시하고 있다.
이하 본문에서는 몇 가지 사례를 중심으로 근로자성 인정 여부의 판단기준에 대하여 살펴보고 근로자성 인정과 관련하여 고려할 사항, 그리고 근로자성 관련 미래적 전망을 짧게 제시해보고자 한다.
Ⅱ. 사례를 통해 살펴 본 근로성 인정 여부
1. 임원 (등기 여부와 상관없이)
첫째, ‘업무집행권’을 가지고 있느냐 여부이다. ‘업무집행권’은 일반적으로 회사의 경영이나 사업 운영에 관한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고, 그 결정을 실행할 수 있는 권한을 말한다. 이는 단순히 지시나 감독을 하는 수준을 넘어, 회사의 의사결정 과정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그 결정을 최종적으로 책임지고 수행하는 권한을 의미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1) 회사 예산을 집행하거나, (2) 인사권, 결재권을 갖고 부하직원을 지휘, 감독하거나, (3) 대외적으로 회사를 대표하여 계약을 체결하는 권하는 행사하는 것을 말한다.
판례 대법 2003. 9.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 대법원 2000. 9. 8. 선고 2000다22591 판결
에 따르면, 실질적으로 집행이사로서의 권한이 없고, 집행권한을 가진 대표이사의 관리감독을 받으면서 업무를 수행한 경우에는 비록 등기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근로자성을 인정하고 있다. 다시 말해 비록 비등기이사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된 이후에도 상법상 이사 위임사무 외에 종래에 담당하고 있던 업무를 대표이사와의 사용종속관계 하에서 계속 유지하고 있었다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둘째, 보수 등의 현저한 대우를 받았느냐 여부이다. 판례 서울중앙지법 2024.11. 1. 선고 2023가합72217 ; 대법원 2017.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는 해당 임원을 일반직원과 큰 차이(연봉의 2배 이상)가 있는 보수와 처우(차별화된 복리후생의 혜택)의 조건을 근거로 업무의 위임관계를 인정하였고 근로자성을 부정하였다.
결론적으로 임원이 근로자성을 인정받으려면, 대표이사(실질적인 사업주)로부터 업무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즉, 독자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업무집행권이 없으면서), 부차적으로 일반근로자와 보수 및 처우에서 큰 차이가 없는 경우이어야 한다.
2. 타다(Tada) 사건
2024년에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타다(Tada) 운전기사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해 큰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 2019.12.26.자 2019부해 판정; 중앙노동위원회 2020. 5.28.자 2020부해170 판정; 서울행정법원 2022.7.8. 선고 2020구합70229 판결; 서우고등법원 2023.12.21. 선고 2022누56601 판결; 대법원 2024. 7.25. 선고2024두32973 판결
. 이 사건에서는 과학기술의 발달과 취업형태의 다양화로 인하여 플랫폼 종사자의 개별적 근로관계법상의 근로자성이 문제가 되었다. 나아가 타다 운전기사의 근로자성이 인정될 경우에, 타다 운전기사는 실질적인 지휘, 감독을 한 모회사(쏘카)와 직접적인 근로계약 관계를 체결하지 않았고 사용자의 권한을 행사하는 곳이 여럿이었기 때문에, 사용자가 누구인지도 문제가 되었다.
대법원은 대상판결에서 온라인 플랫폼을 매개로 근로를 제공하는 플랫폼 종사자가 근로자인지를 판단하는 경우에는 노무제공자와 노무이용자 등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연결됨에 따라 직접적으로 개별적인 근로계약을 맺을 필요성이 적은 사업구조, 일의 배분과 수행방식 결정에 온라인 플랫폼의 알고리즘이나 복수의 사업참여자가 관여하는 노무관리의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플랫폼 기반 노동이 확산되면서 근기법상 근로자성, 사용자성 판단에 복수의 사용자들과 온라인 플랫폼 근로자들 사이에 직접적인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온라인 플랫폼을 매개로 하여 특정 사용자가 온라인 플랫폼 근로자들에 대해 실질적인 지휘, 감독을 하였다면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을 중시), 그 사용자와 온라인 플랫폼 근로자들은 사용자 지위와 근로자 지위를 갖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3. 헬스 트레이너 사건
피트니스 센터 대표와 용역계약을 체결한 헬스 트레이너(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가 피트니스 센터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임금(미지급 임금과 연차유급휴가수당), 퇴직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받았다 노동법률, 엇갈리는 헬스 트레이너 근로자성…, 2025년 3월호, 58-59면 참조, 관련 판례: 법원 2023.2.2. 선고 2022다271814 판결 등,
. 원고는 근무시간이 정해져 있었고 기본급과 식대를 지급받았으며 4대보험에도 가입되어 있었으며 원고가 독립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 이 외에도 업무시간과 장소를 엄격하게 관리하였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용역계약서를 고려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사용자에게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하는 사용종속관계가 인정된다는 것이다.
헬스 트레이너 관련 판례들은 인적 종속성보다는(업무의 전문성으로 인해 사용자가 구체적인 지휘, 감독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 않더라도) 경제적, 조직적 종속성을 중심으로 근로자성을 판단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PT업무와 청소, 고객관리 업무를 함께 수행한 헬스 트레이너의 근로자성을 부정한 고용노동부서울서부지청은 근로자성을 판단하는 데에 있어서 해당 업무들과 관련하여 근로자성을 인정한 판례의 경향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Ⅲ. 근로자성 인정 관련 고려 사항
1. 근로제공관계의 실질 중시
상기한 대표적 사례들을 통해 근로자성 판단과 관련하여 고려할 점은, 계약의 형식적인 내용만으로 사용종속성이 부정될 수는 없다는 점이다. 더 나아가 근로자성을 판단하는 데에 있어서 단순히 사용자의 지휘, 감독 여부를 위주로 하기 보다는, 판례의 새로운 경향처럼 경제적, 조직적 종속성을 기준으로 근로자성을 판단하는 것도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을 더 고려한 판단이라고 사료된다. 따라서 노동청, 노동위원회 등 관련기관이 근로자성을 판단하는 데에 있어서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을 중요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요청된다고 하겠다.
2. 판단기준의 추가 및 특정요소에 대한 가중치 부여
사안을 불문하고 근로자성 인정과 관련하여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부분은 지휘, 감독의 성립여부에 관한 사항이라 볼 수 있다. 그런데 예를 들어, 동업관계인지 근로관계인지 여부가 문제되는 경우라면, 근로자성 인정과 관련하여 세부 판단 요소로는 투자 및 주식의 보유, 위험과 수익의 공유여부 등이 있을 추가될 수 있다. 이렇게 구체적 사안의 성격에 따라 중요 요소 또는 사안의 개별적 판단기준이 가감되거나 추가될 수 있다고 하겠다. 아울러 판단요소의 특정항목에 가중치를 부여하여 판단할 수 있는 점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본다 박의근, 근로자성 여부 판단기준에 대한 해설자료, 강남노무법인 분기별 기고문 제68호, 2024. 겨울호 7~9면.
.
3. 프리랜서의 근로자성 인정- 직장내 괴롭힘 보호를 중심으로
다양한 직군 프리랜서들의 근로자성 문제를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가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다양한 형태의 직업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이들이 근로자성이 인정되지 않아 직장내 괴롭힘을 당해도 보호에 대한 인식이 약하고 어디에 신고하거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현실적으로 사실상 근로자인 사람들에게 불안정한 프리랜서 계약을 강요하는 관행(잘못된 프리랜서 계약 남용)이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법 개정을 통해 근로자 개념을 확대함으로써 특수형태근로자, 플랫폼 노동자도 근로자로 인정한 고용보험법과 산재보험법처럼, 일단 직장내 괴롭힘 문제에 있어서 법 개정을 통해 프리랜서의 근로자 개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관련 판례는 근기법상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부터 노무를 제공받는 사업주도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이들을 직장내 괴롭힘으로부터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인정하였다 서울고등법원 2023.12.21. 선고 2023나2014115 판결; 대법원 2024. 5.17. 선고 2024다207558 판결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원심 판결 유지; 캐디와 같은 특수형태근로자의 근기법상의 근로자성은 부정, 노조법성의 근로자성은 인정,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책임 인정, 채무불이행책임은 부정, 근로자성을 전제로 하지 않는 민법 제756조에 따른 사용자책임은 인정하였다.
. 반면 허위신고를 포함한 무분별한 직장내 괴롭힘 신고[혐의 제기]를 예방하기 위해 직장내 괴롭힘의 개념을 명확히 하고 정교화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하겠다.
Ⅳ. AI 시대, 근로자성 인정 기준의 전환
유럽연합(EU)은 플랫폼 노동 지침(Platform Work Directive)을 통해 기존 근로자 개념을 확장하고, 플랫폼 기업의 알고리즘 통제를 사용종속성의 지표로 인정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 또한 노동의 미래 보고서를 통해 인공지능 ․ 로봇․플랫폼 기술이 노동의 형태를 급격히 바꾸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각국이 새로운 취업형태를 제도적으로 수용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독일과 일본에서는 로봇세나 데이터세와 같은 새로운 과세 방식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는 노동법 차원의 문제를 넘어 사회 전체의 분배 구조와 직결되는 흐름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시대적 도전 속에 우리 역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 정의를 탄력적으로 해석․개정하거나,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보호법제 등 별도의 입법을 통해 제도적 대응을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그런데 AI, 로봇 시대의 본격적 도래가 이루어지면, 고용시장의 유연화 및 다변화가 이루어지고 AI와 로봇이 기존 노동법이 보호해 온 약자, 즉 ‘시키는 일을 하는 사람들’의 역할을 대체함으로써 현재까지 근로자성의 인정 문제와 관련하여 실질적 징표로서 사실상의 기준 역할을 해 온 판단기준인 ‘사용종속성’이라는 잣대가 현재와 같이 미래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사용종속성은 그 첫번째 판단 지표가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업무 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감독을 하는 것인데, 본질적으로 노동의 제공 ‘과정’에 내재된 속성이기에 노동의 ‘결과’의 거래나 노동 자체의 소멸에 대응하는 데에는 근본적인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혜미, 노동법률, AI 시대의 근로조성, 사용종속성을 너머를 준비할 때, 2025년 3월호, 100면 인용.
.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근로자성은 사용종속성이 아니라 ‘보호의 필요성’의 관점에서 접근되어야 하며, 생계 수단으로서의 노동을 포괄하는 개념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고, AI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시대에 기존의 노동법의 페이드아웃(fade out ; 약화 또는 퇴색)의 전망 하에 종속근로자가 아니라 ‘자영업적 취업자’에 대한 사회 안전망을 중심으로 노동법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강성태, 직업안정상 ‘직업’의 재검토 근로자 개념을 중심으로, 2016; 오우치 신야 저, 이승길 역, ‘AI시대의 근무방식과 법: 2035년 노동법을 생각하다’, 2019, 상기 기고문 100면.
. 결국 AI 시대의 근로자성 인정 문제는 단순히 ‘근로자냐 아니냐’의 법리적 구분을 넘어, 인간 노동의 존엄과 생계 보장의 원칙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라는 더 큰 과제와 직결되어 있다고 하겠다.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