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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19년 1월 -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과 사업주의 의무

I. 문제의 소재
최근 대기업의 직장내 괴롭힘이 언론에 보도되는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이들 회사의 임원들이 직원에 대한 폭언, 폭행, 비인간적인 대우 등의 문제가 사실로 드러난 괴롭힘의 행위이지만 여전히 이것은 빙산의 일각이라 할 수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과거 5년간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 ‘직접적 피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응답자가 전체 응답자 중 66.3%로 나타났다. 또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1년간의 직장내 괴롭힘 피해를 경험하였다고 응답한 응답자는 전체 응답자의 73.3%였고, 피해 경험 행위의 개수는 평균 10.0개로 나타났으며, 괴롭힘 경험 중 개인적 괴롭힘 경험이 39.0%, 집단적 괴롭힘 경험이 5.6%로 나타났다. 이러한 직장내 괴롭힘으로 인해 이직을 고민(66.9%)하거나, 상급자나 회사에 대한 신뢰가 하락(64.9%)하고, 그 밖에 업무 능력이나 집중도 하락(64.9%) 동료들과의 관계가 멀어짐(33.3%) 등의 부정적 영향이 발생하고 있다.
직장내 괴롭힘의 피해가 커지고 있고, 이에 대한 개선을 위한 사회적 요구로 인하여 직장내 괴롭힘 금지 관련 근로기준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이 27일 국회 본회에서 통과하였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 관련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이하 논의상 편의를 위해 직장내 괴롭힘 관련 근로기준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통틀어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이라 함.)도 조만간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법은 초기 입법발의 때에 비해 상당히 후퇴한 내용으로 마무리되게 되었다. 2018년 4월에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 이 추진되었을 때만 해도 (1) 직장내 괴롭힘 방지에 대한 사업주의 교육의무과 (2) 직장내 괴롭힘 피해자의 노동위원회를 통한 구제제도가 도입되었으나, 이러한 핵심조항은 모두 삭제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장내 괴롭힘 금지 관련 내용이 근로기준법 등 노동법 체계 내에 도입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아래에서는 직장내 괴롭힘 법안의 주요내용과 실무적 적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II.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 내용
1. 근로기준법 개정안
(1) 사용자의 직장내 괴롭힘 금지의무 명시
제76조의2(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이하 “직장 내 괴롭힘”이라 한다)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2)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사업주의 조치 의무
제76조의3(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조치) ① 누구든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 그 사실을 사용자에게 신고할 수 있다.
② 사용자는 제1항에 따른 신고를 접수하거나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인지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그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실시하여야 한다.
③ 사용자는 제2항에 따른 조사 기간 동안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근로자 또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근로자(이하 “피해근로자등”이라 한다)를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해당 피해근로자등에 대하여 근무장소의 변경,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이 경우 사용자는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하는 조치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④ 사용자는 제2항에 따른 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이 확인된 때에는 피해근로자가 요청하면 근무장소의 변경, 배치전환, 유급휴가의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⑤ 사용자는 제2항에 따른 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이 확인된 때에는 지체 없이 행위자에 대하여 징계, 근무장소의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이 경우 사용자는 징계 등의 조치를 하기 전에 그 조치에 대하여 피해근로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⑥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 및 피해근로자등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3) 취업규칙의 필요적 기재사항 추가
제93조(취업규칙의 작성ㆍ신고) 11. 직장 내 괴롭힘의 예방 및 발생 시 조치 등에 관한 사항

(4) 신고자 또는 피해근로자에 대한 불이익 처우 금지
제109조(벌칙)는 이 법 제76조의3조, 제6항 위반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는 사유를 열거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1항에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 따른 직장내 괴롭힘, 고객의 폭언 등 업무상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발생한 질병”을 추가되었다.

3.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산업안전보건법 제4조(정부의 책무) 제10호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 따른 직장내괴롭힘 예방을 위한 조치기준 마련, 지도 및 지원”을 신설하였다.

III.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 설명
1. 직장 내 괴롭힘 정의 규정
직장내 괴롭힘의 정의를 규정함으로써 관련된 사업주의 의무와 업무상 재해의 기준을 명확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개념이 정립되기 전에는 노동법상 직장내 괴롭힘에 대한 법적인 의무나 책임관계를 갖지 못했다. 따라서 현재의 법제하에서 직장내 괴롭힘을 당한 피해 근로자가 사용자를 대상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로는 (1) 가해근로자의 불법행위에 대한 사용자 책임을 이유로 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민법 제750조), (2) 채무불이행(근로계약상 안전배려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손해배상 소송(민법 제390조), (3)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0조(인권침해)에 기한 진정제기 등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근로자들이 직장내 괴롭힘을 이유로 권리구제를 받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근로기준법에 직장내 괴롭힘의 정의를 명문화 함으로써 사업주의 의무를 강화하고 근로자의 보호방안을 마련하였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2. 직장내 괴롭힘 발생 시 사업주의 조치 의무 신설
직장내 괴롭힘 발생시에 피해근로자나 제3자가 사용자에 신고할 수 있다. 신고를 받았거나 직장내 괴롭힘 발생을 인지한 사용자는 그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조사를 실시하여야 한다. 이 조사과정에서 피해근로자를 보호를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조사결과 직장내 괴롭힘이 사실로 확인되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징계조치를 하여야 한다.
이러한 직장내 괴롭힘 발생시에 사업장 내 신고 및 처리절차 규정은 남녀고용평등과일가정양립지원에 관한 법률 (이하 “남녀고용평등법”)(제14조)의 직장내 성희롱 구제절차 규정과 동일하게 적용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녀고용평등법의 경우 직장내 성희롱 발생시 조사 및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는 경우 1000만원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규정이 있으나,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에는 그에 대한 어떠한 처벌조항도 없다. 또한 사용자가 직장내 성희롱를 한 경우에도 남녀고용평등법상으로는 과태료 규정이 있지만, 직장내 괴롭힘 금지 관련 근로기준법 개정안에는 사용자가 가해자가 되는 경우 과태료 규정이 없다. 다만, 남녀고용평등법과 동일하게 직장내 괴롭힘을 신고한 근로자 및 피해근로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 있다.

3. 취업규칙의 필요적 기재사항 중 직장 내 괴롭힘 추가
취업규칙은 상시 10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용자는 필요적 기재사항 12가지를 기재한 취업규칙을 작성하고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근기법 제93조). 여기에 필요적 기재사항으로 “11. 직장 내 괴롭힘의 예방 및 발생 시 조치 등에 관한 사항”이 추가되었다. 즉,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한 자체적인 회사의 조치 사항을 취업규칙에 명문화하여 이를 준수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4.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한 근로자와 피해자에 대한 해고 등 불이익 처우 시 벌칙
직장내 괴롭힘에 대한 예방과 발생시 조사하여 합당한 조치를 하여야 하는 사업주의 의무는 법적인 의무가 자치규정으로 사업주 스스로 지켜야 하도록 규정화 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에서 피해근로자에 대한 불이익 처우에 대해서는 사용자가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남녀고용평등법과 동일하게 강하게 사용자의 법적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즉, 근로기준법 제110조에 “이 법 제76조의3인 6항 위반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규정하고 있다.

5.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
현행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1항에는 직장내 괴롭힘에 의한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지 않았으나, 개정법은 “직장내 괴롭힘, 고객의 폭언 등 업무상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돼 발생한 질병”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기존의 직장내 괴롭힘으로 발생한 질병은 근로복지공단에서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기 어려웠고, 공단의 불승인 결정에 불복하여 법원에서 힘겹게 다투고 나서야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개정법으로 인해 앞으로는 근로복지공단의 최초 업무상 재해 심사 단계에서 더욱 신속하게 피해를 구제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었다.

6.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직장내 괴롭힘은 근로자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에 악영향을 끼쳐 해당 근로자의 건강한 근로의 기회를 훼손하게 되므로 직장내 괴롭힘으로 발생하는 질병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제4조는 직장내 괴롭힘 예방에 관한 정부의 조치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고용노동부는 직장내 괴롭힘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판단 및 예방⋅대응 실무 매뉴얼’을 제작하여 기업에서 배포할 예정이다. 아쉬운 것은 이러한 직장내 괴롭힘 예방의 의무를 사업주의 직접 의무가 아닌 국가의 의무로 규정함으로써 사업주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부터는 책임을 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Ⅳ.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의 효과와 한계
1.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의 효과
기존에도 직장내 괴롭힘이 발생한 경우에는 경우에 따라 그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이나 형사상 고소가 가능하였으나 그러한 법적 조치를 취한다는 것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일반 근로자가 현실적으로 직장내 괴롭힘으로부터 구제받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직장내 괴롭힘의 개념을 분명히 하였고, 특히 사업주의 직장내 괴롭힘 금지와 구제 절차 이행 의무를 규정함으로써 피해근로자가 직장내 괴롭힘으로부터의 보호와 구제를 더욱 신속하게 받을 수 있게 되었다.

2.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의 한계
직장내 괴롭힘이 입법화 됨에 따라 직장내에서 근로자의 인권향상에 많은 기여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부족한 점이 있어 지적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사용자의 직장내 괴롭힘 행위에 대한 법적 제재 규정이 마련되지 못했다. 새로이 개정된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은 괴롭힘의 가해자가 사용자인 경우에 벌칙이나 과태료 규정을 명문화하지 않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직장내 괴롭힘은 권력 관계 내에서 직급이 높은 사용자가 가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이번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미흡한 부분이 있다.
둘째, 직장내 괴롭힘 발생시 사용자의 합당한 조치 미이행에 대한 법적 제재 규정이 없다. 이번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직장내 괴롭힘 발생시 남녀고용평등법의 직장내 성희롱발생 관련 조치절차 이행의무와 동일한 내용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직장내 성희롱 발생시 사용자가 합당한 조치를 하지 않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되는 반면, 이번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괴롭힘 발생에 대한 신고시에 필요한 조사나 합당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사용자의 법적 책임에 대한 규정을 마련하고 있지 못하여 근로자의 보호에 제한적이다.

V. 결론
비록 미흡한 부분이 많더라도 이번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 도입은 사용자의 직장내 괴롭힘 금지의무와 근로자들 사이에 괴롭힘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여야 하는 사용자 의무를 명문화 하였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비록 사용자에 대한 직접적 처벌 규정은 없지만, 공정하고 바람직한 직장 문화를 만드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List]

161개 (1/9)
번호 제목
161 2019년 5월 - 소정근로시간과 포괄임금제  
160 2019년 4월 - 근로기준법상 소멸시효제도  
159 2019년 3월 - 연차휴가 부여방식(개정법 반영)  
158 2019년 2월 - 택배노동조합과 관련된 쟁점사항  
2019년 1월 -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과 사업주의 의무  
156 2018년 12월 - 고용종료와 관련 민법과 근로기준법의 관계  
155 2018년 11월 - 구조조정 스토리  
154 2018년 10월 - 외국인회사 대표이사의 근로자성 판단  
153 2018년 9월 - 외국인근로자의 고용제도  
152 2018년 8월 - 장애인의 고용보호  
151 2018년 7월 - 과로사의 입증책임  
150 2018년 6월 - 단시간근로자의 근로조건  
149 2018년 5월 - 리텐션 보너스(사이닝 보너스)와 법적 효력  
148 2018년 4월 - 기간제근로자의 갱신기대권  
147 2018년 3월 - 출퇴근 재해 업무처리 지침 설명  
146 2018년 2월 - 외국인근로자의 고용제도와 권리구제  
145 2018년 1월 - 영문노동법 용어설명(2/2) 대륙법으로서의 한국의 노동법과 한국의 전문 법률 자격  
144 2017년 12월 - 한국노동법 주요 용어 설명  
143 2017년 11월 - 일본의 외국인고용제도  
142 2017년 10월 - 연차유급휴가와 외국인근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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